옥인동 가는 길
느티나무
조두환
2025. 7. 8. 14:39
조선조 성종 대왕의 후손 이두양 공이
1624년 경기 용인 영덕의 한적한 들판에
삶의 터 닦으며 심었다는 느티나무
마을의 수호신으로 새월 따라 죽죽 자라
수많은 옹이를 안은 고목이 되었지만
이런 때가 오리라고 가늠인들 했을까
옆으로는 수원의 으뜸길 영통대로 트이고
맨해튼 번화가에 줄지어 선 초현대식 고층아파트
눈 밝은 사람들은 금싸라기란 이름을 덧붙이면서
타오르는 마음에 잽싼 불을 붙여 보지만
'늦되어' '느티'인 나무는
바람같은 시간 앞에서 꾸물꾸물
소가 닭 보듯 눈만 껌뻑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