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 시간
어느 가장의 독백
조두환
2025. 3. 22. 22:07
삶이 무거워 무작정 손을 놓고 싶어질 때
사랑하는 구슬박이 피붙이를 생각하자
마음 굳게 먹고 주먹 움켜쥐면
모두가 비오는 날 화초들처럼
고개 쳐들고 미소로 음답하리니
내 설 자리 새삼 넓어 보이지 않느냐
그냥 모른 척 외면해 버리면
늘 애쓰고 가슴 아파하던 일 모두
밀물 앞에 쌓아 둔 모래성이라
하찮은 일로 나를 힘들게 하지 말자
아직 오지 않은 앞날을 당겨서 염려하지 말자
걱정으로 이룰 수 있는 일 하나도 없으려니
먼저 이제껏 받아온 흔혜에 감사하고 기도하자
바람처럼 스쳐 간 세월만큼
다가올 시간도 그렇게 지나가리니
어서 벌떡 일어나
후회 없는 하루하루의 길 힘 차게 걸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