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 시간
압구정동
조두환
2025. 2. 13. 15:28
한강 변 나루터
시대를 호령하던 옛 세도가가
풍류하던 정자를 찾아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배밭 과수원의 추억을 소환해 볼까
꿈 찾아 나선 길에는
한 집 걸러 또 한 집
성형외과 간판들만 눈길에 닿고
조명등 화려한 쇼윈도에는
웃자란 소원들이 모여
왠지 모를 불안을 읽고 있다
어느 길모퉁이에서
달리는 차들이 뿜어낸 먼지들을
조금씩 털어내면서
헝클어진 생각들을 짜 맞춰 보지만
밀려오는 소음에 막혀버린
새 도시의 텅 빈 꿈
바쁜 현대가 고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