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소나기 마을

조두환 2022. 5. 18. 14:20

이곳을 찾아 올 우리 계획이

하늘에 알려졌나

진종일 찌푸린 하늘은

제시간에 맞춰 소나기를 뿌리네

 

산 좋고 물 고운 양평 서종리 들길

따뜻한 사람들의 나직한 마음 모아

쌓아 올린 돌담 길목 너른 정자 밑에

깊은 잠자리를 편 황순원 유택

방명록에 이름 석자 적으려니

마을 소녀 등 뒤에 업고 발길 내딛던

소년의 두근대는 가슴 개울물로 흐르네

 

뜰앞 노오란 마타리 꽃잎의 묵은 두엄 냄새

녹색 벌판으로 번지는데

우연히 마주친 옛 제자

그도 하늘의 비소식 기다려

이곳을 찾았다고 하니

이곳의 만남에는

꼭 소나기가 있어야 하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