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환의 시

히어리

조두환 2022. 2. 22. 16:13

산등허리 외진 곳에서

기다림을 숙명으로 살아가는

남도의 수줍은 봄새악시

 

겨울 한철 긴긴 추위

가지마다 눈꽃 피워

거뜬히 견디어 내지만

짐짓 성미 하난 안달방구

이파리가 새눈 뜨기도 전에

노란 종방울 먼저 내미네

 

사방시오리 곳곳에 번지는 종소리

히어리란 이름도 그래서 얻었다나

아, 받기보다 베풀기 좋아하는

걸판진 마음의 우리 꽃나무

배달겨레의 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