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트프리트 벤의 <작은 아스터 꽃>
물에 빠져 죽은 맥주 배달부가 응급처치대에 눕혀져 있다
누군가 그의 이빨 사이에
어두운 자색 아스터 꽃을 하나 꽂아놓았다
내가 긴 수술 칼로 피부를 찢고
가슴팍에서
혓바닥과 구개강을 도려낼 때
꽃을 잘못 건드렸는지
옆에 있는 뇌 속으로 그냥 빠뜨리고 말았다
그리곤 다시 봉합을 하면서
가는 톱밥 사이 그의 흉곽 속에
아스터 꽃을 싸 넣고 말았나 보다
어쩌랴. 꽃병 속에서 실컷 목이나 축이렴!
고이 쉬거라
작은 아스터 꽃이여!
Kleine Aster (Gottfried Benn)
Ein ersoffener Bierfahrer wurde auf den Tisch gestemmt.
Irgendeiner hatte ihm eine dunkellila Aster
Zwischen die Zähne geklemmt.
Als ich von der Brust aus
Unter der Haut
Mit einem langen Messer
Zunge und Gaumen herausschnitt,
Muß ich sie angestoßen haben, denn sie glitt
In das nebenliegende Hirn.
Ich packte sie ihm in die Brusthöhle
Zwischen die Holzwolle,
Als man zunähte.
Trinke dich satt in deiner Vase!
Ruhe sanft,
Kleine Aster!
*
고트프리트 벤(1886~1956)의 연작시집 『시체 공 시장 Motgue』(1912)의 첫 작품이다. 아스터 꽃은 여름이 끝나고 서서히 다가오는 가을 정취의 꽃이다.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간적 배경에 맥주 배달부 시체가 해부되는 끔찍한 사실들이 큰 충격을 안겨준다. 그리고 이어서 대담하고 냉엄한 해부 보고서 같은 욕지기나는 상황이 거침없이 표현된다. 불합리와 모순이 강한 인상을 뿌린다. 시의 배경을 1914년 그의 어머니의 죽음과 연관 짓는 사람도 있지만,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한 시민사회의 불안 상황, 문명 과정 등에 대한 여파로 보는 관점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표현주의 문학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던 때이다. 그러나 마지막 세 행에서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시인의 강한 의지는 그가 갖고 있는 사회적 금기사항에 대한 저항이라는 의미로 묘한 여운을 남긴다.